교육부는 2023년 10대 핵심정책 중 하나로 내세운 글로컬(Glocal) 대학 육성과 관련하여 지난 3월 교육·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대표성을 가진 22명으로 구성된 글로컬대학위원회를 출범하였고, 지난 한 달간 공청회, 간담회, 온라인 게시판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학과 지역 현장의 의견을 청취한 후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교육부)
글로컬은 'Global + Local'의 의미로 글로컬대학은 지역사회와 밀착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은 해당 지역의 산업 수요에 맞춰 대학 구조와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지역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양성하며 산학협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더불어 재정도 집중 지원하게 됩니다.
우선 글로컬대학은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지정돼 학사제도 자율화, 유학생 제도 개선, 대학 간 통폐합 유형 다양화, 대학 시설·재정 운용 관련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이 주어집니다. 또한, 글로컬대학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된 특화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재정지원사업인 만큼, 2026년까지 30개 내외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1개 교당 총 5년간 1000억여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교육부)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에 대해 해마다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3년 차와 5년 차에는 보다 강도 높은 성과 점검을 통해 대학의 혁신 실행력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점검 결과 실행계획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협약 해지 및 지원 중지, 필요한 경우 사업비 환수 조치까지 검토한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정부는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은 오는 6월 중으로, 본지정 시기는 9월 말로 정했습니다.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예비지정 신청서(혁신기획서, 5쪽 이내)를 접수받고 오는 6월 중 예비지정 대학 15개교 내외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예비지정 대학은 3개월의 준비 기간에 지자체, 지역 산업체와 공동으로 혁신기획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광역지자체를 통해 제출해야 하고,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실행계획서에 대한 본지정 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오는 9월 말 10개교 내외를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글로컬대학은 지원되는 자금의 규모나 규제 완화 혜택, 그리고 어쩌면 지방 대학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사업인 데다, 지역사회의 기업과도 연계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데 어찌 보면 조금 짧은 기간에 추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2023년 글로컬대학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친 출처 - 교육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글로컬대학은 지역의 모든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물길을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며 “글로컬대학이 학과 간 벽, 대학과 지역사회 간 벽, 해외와의 벽 등을 허물고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정부도 과감한 규제혁신과 재정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은 “글로컬대학위원회와 교육부는 엄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모든 대학이 인정하는 수준의 혁신을 추진하는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의미는 상당히 큽니다. 대학 진학률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상태임에도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에 대한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해 청소년의 정신적 문제, 사교육으로 인한 가정 경제 문제와 공정성 문제, 학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문제 등 수많은 난제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번 글로컬대학 지정과 관련하여 비수도권에서는 가뜩이나 학생 유치가 어려워 대학 운영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글로컬대학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으로 지정되지 못한 대학이 고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전국교수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컬대학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방식은 행정 편의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사회적 공론화 없는 졸속 고등교육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거 주장했습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수도권 대학에 학생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일부 지방 국립대는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고 신입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명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추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얼마 전에 들려왔는데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고등학교에서도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일종의 특수목적을 가지고 국가 공인의 타이틀을 얻게 될 글로컬대학은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될지 앞으로의 향방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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